Free Board


Category
  mj 
  [주간조선] 삼촌팬·고모팬 "소시 좋아하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 뭐 그렇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
팬질은 계속 되어야 한다.




김경민 인턴기자·서울대 4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사100자평(24)
입력 : 2010.10.15 16:45 / 수정 : 2010.10.17 09:25

<이 기사는 주간조선 212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프로야구 광팬이라고 누가 뭐라고 하진 않잖아요. 우리도 똑같은 팬입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삼촌팬인 A씨는 인터뷰는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마흔이 다 된 그는 소시(소녀시대의 준말) 삼촌팬클럽의 대표격인 ‘DP소시당’에서 활동 중이다. DP소시당은 지난 3월 ‘남자의 자격’(KBS2TV)예능 프로그램에 삼촌팬으로 소개된 바 있다. 늘 물밑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방송출연 결정을 한 것은 삼촌 팬덤(fandom)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만큼 바뀌었을까? 그들의 결론은 “변한 게 없다”였다. 방영 직후에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여전히 “나이 먹고 왜 저래” 등과 같은 냉랭한 반응이 대부분이다. 방송에 출연한 삼촌팬들은 상처를 받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팬클럽 활동은 일종의 취미”라는 말만 남기고 결국 전화를 끊었다.

‘팬덤’이란 연예인 혹은 어떤 분야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현상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발적인 모임형태를 의미한다. 물론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덤은 과거부터 있어왔다. 10대 청소년 문화의 하나로 여겨졌던 것이 팬덤문화였지만, 얼마 전부터는 소위 ‘삼촌팬’ ‘고모팬’이란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이돌스타에 열광하는 중장년 팬덤이 등장한 것이다.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중장년 팬들은 음원, 콘서트 티켓 등의 실구매층으로 기획사 측에서도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은 기획사와 소속 연예인 간의 불공정한 계약문제, 연예인들의 기부활동 등에 대한 발언권을 높이며 대중문화의 또 다른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도 중장년층 팬덤은 여전히 사회적 편견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그 이유는 과거의 세대별 문화구분 경향으로 인한 것”이라며 “문화를 상위-하위, 고급-저급으로 구분했던 보수적 시각의 잔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90년대 대중문화 1세대로서 팬덤문화를 경험한 이들이 바로 지금의 중장년층이다. 이들은 딸, 아들의 손을 잡고 동방신기 콘서트에 갈 정도로 팬덤문화에 대해 열려 있다”고 밝혔다.

3D그래픽 사업에 종사하는 임창주(가명·37)씨는 중장년층의 아이돌 그룹 팬클럽 활동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소녀시대의 또 다른 삼촌팬클럽인 ‘클리앙소시당’에서 활동하는 그는 팬덤활동의 가장 좋은 점으로 ‘삶의 즐거움’을 꼽았다. 그는 “회사, 인간관계, 나이 등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지치기도 하는데, 그럴 때 소녀시대 공연영상을 보면 스트레스가 금방 해소된다”고 했다. 이어 임씨는 “온라인 활동보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얻는 정서적 안정감이 더 크다”고 밝혔다. 같은 팬클럽 회원들과 만나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소녀시대 팬이라기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만났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물론 소녀시대 멤버의 생일이나 기념일에 ‘정모(정기모임)’를 하며 취향을 공유하긴 하지만, 이제는 ‘아는 형 동생끼리 갖는 친목동호회’기능도 하게 됐다.

이처럼 삼촌팬, 고모팬들의 팬덤문화는 ‘사생질(연예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다니며 감시하는 팬덤활동)’을 일삼는 10대 팬들과는 달리 팬덤문화 자체를 즐기고 구성원들과의 유대의식 속에서 재미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룹 동방신기의 공식팬클럽 ‘카시오페아’ 회원인 회사원 최현정(가명·35)씨도 동방신기 아시아투어콘서트 때 동고동락하며 지낸 회원들을 두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함께 할 친구를 얻은 기분”이라면서 “동방신기 멤버와 이들 중 누가 더 중요한지를 따지라면 오히려 팬클럽 동료들을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팬클럽 회원으로 만나 이제는 친구로서, 선후배로서 돕고 산다는 것이다. 일본 콘서트에 가지 못한 친구에게는 동방신기 관련 기념품을 사다 주고, 학생이라서 여행경비가 부담스러운 동생에게는 비행기표를 대신 사주기도 한다. 최현정씨가 그 대가로 얻는 것은 단지 ‘같이 다니는 재미’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최씨는 “팬질(팬으로서의 모든 활동을 가볍게 이르는 말)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팬질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이런 삼촌·고모팬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들은 사회적 편견을 경험할 때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임창주씨 역시 자신이 소녀시대 팬클럽 활동을 하는 것을 주변에서 알면 ‘소덕후(소녀시대와 오타쿠를 부정적으로 부르는 인터넷 용어인 덕후가 결합된 말)’로 볼까봐 공개적으로 자신의 취미를 알리지 않는다고 했다. 걸그룹 카라의 한 삼촌팬은 “평소에는 일반인 코스프레(팬이 아닌 일반인인 척하는 팬들을 지칭하는 팬덤 용어)를 하고 다닌다”면서 “아이돌을 좋아하는 게 들켰을 때는 마치 ‘커밍아웃’이라도 한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동방신기의 고모팬인 일본인 아키코(가명·34)는 중장년층의 팬덤문화에 대한 한국의 부정적 시선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일본의 동방신기 공식팬클럽 ‘Bigeast’의 운영진으로 고소득층에 속하는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동방신기 멤버들에게 생일선물로 명품 가방을 사주기도 한다. 주변인들은 아키코의 이런 행동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도 이를 취미생활로 이해해주고 그녀의 생일선물로 동방신기 콘서트 표를 예매해주기도 한다.

아키코는 “스트레스 풀러 유흥업소에 가는 사람도 있다. 여느 건전한 취미를 즐기는 사람과 취향이 다를 뿐 본질은 같은데 한국에서는 팬클럽활동을 하는 고모팬들에게 관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정씨도 “사람들은 팬클럽 활동을 한다고 하면 무조건 사생질과 같은 부정적인 활동부터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라고 밝혔다. 일부의 잘못된 팬덤문화를 보고 팬덤문화 전체를 왜곡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에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중문화가 이제는 여러 세대가 공유하는 보편적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대중문화의 저변이 넓어지고 성숙해짐에 따라 우리나라 문화산업계에는 팬덤문화도 뿌리를 내려왔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이제는 세대가 아니라 취향에 따라 문화향유층을 나눠야 한다. 아이돌 팬덤문화는 특정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닌 취향의 문제”라고 밝혔다.

삼촌팬들은 당당하게 컴퓨터 바탕화면에 소녀시대 태연의 사진을 깔고 싶어한다. 고모팬들도 당당하게 빅뱅의 노래를 통화연결음으로 하고 싶어한다. 지금 한국 삼촌·고모팬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Warning: mysql_fetch_array(): supplied argument is not a valid MySQL result resource in /home1/zumoland/public_html/zboard/view.php on line 266

     


PREV  testingdfs 비밀글입니다  MJ Zum
NEXT  뭐냐고 너 비밀글입니다  엠제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AMICK